<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친다> 글자 그대로 보면 '미치지 않고서는 어느 정점에 다다를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뭔가를 미치도록 한다는 것, 그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지요. 이놈을 보니 옛날 일이 하나 떠오릅니다. 지금은 종영됐습니다만, 한 10여년전에 KBS에서 '성공시대'라는 스튜디오 생방송 프로그램을 시리즈로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벤처'라는 말이 막 뜰때라 그 단에에 어울리는 몇몇 회사 직원들을 초대한 대담 형식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가장 잘 나갔던 맏형 회사 핸디소프트, 퓨쳐시스템 그리고 휴먼컴퓨터 이렇게 세 회사의 임직원들이 출연했지요. 난생 처음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던터라 그것도 생방송이란 말에 많이 떨리더군요. 같이 출연한 동료 직원이 우황청심환을 하나 줘 마셨는데도 별 효과가 없었나봅니다.
지금은 모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당시 이철호부장은 쇠심장인지 진행을 맡은 송지헌 아나운서가 마이크만 대면 일사천리로 사설을 푸는데 탤런트 뺨치더군요. 저한테도 마이크가 세번인가 왔는데 기억으로는 "벤처정신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과 같은 아나운서의 질문에 "미쳐야 합니다"라는 답변만 세번 했습니다. 이랬더니 그 양반이 이 분은 정말 미치셨군요. 이러더군요. 그래서 전국적으로 미친놈이 됐습니다. 하여간 지금도 그 미친 소신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의 유래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조선시대에 최흥효란 사람이 과거를 보러 갔다가 답안지 글자 하나가 중국의 명필 왕희지보다 더 잘 쓴 것 같아 차마 답안지를 제출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고 나왔답니다. 그리고 좀 더 피나게 연습한 덕분에 유명한 서예가가 되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고 보니 불광불급이 '미치지 않아서 급제를 못했다' 뭐 이런 해석도 가능할 법 합니다그려.
어쨌든 다시 한번 미칠 수 있는 도전거리가 생겨 행복합니다.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어머니의 가르침을 전하면서, 연구소의 모토를 소개하면서 쓴 황우석 박사의 글 <나의 생명 이야기> 마지막 부분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하늘을 감동시킬 만큼 성실하다면 바보라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나는 학생들을 보면서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삶의 원리를 매일매일 체험하고 있다.'
황박사님은, 그의 연구소 학생들이 매일 미치도록 일을 하는 것을 보면서 불광불급이란 말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불광과 불급을 매일 체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글은 마음의 표현입니다.
(2005/12/23 12:41:51)
미치도록 일 할 수 있고...빠질 수 있는 나라이기를
빌고 또 빌어 봅니다.
미칠 수 있는 나라....